줄탁동시, 초등 자기주도 학습코칭의 핵심원리


자녀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진 학부모님이라면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막상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길러줘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초등 자기주도 학습 코칭의 핵심원리를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에 비추어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의 의미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안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줄(啐)’, 어미 닭이 밖에서 병아리가 나올 수 있도록 껍질을 쪼아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합니다. 이 두 행위가 동시에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병아리가 온전히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줄탁동시는 상호작용과 적절한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사성어입니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는 학습자 스스로의 노력과 교사 또는 학부모의 적절한 도움이 조화를 이룰 때 가장 큰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데 사용됩니다.

자기주도학습의 정의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자기주도학습은 어떤 의미일까요? 

자기주도학습에 관한 초기학자인 Knowles(1975)는 “자기주도학습”이란 타인의 도움 없이 자기 스스로가 주도권을 가지고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효율적인 학습전략(자신에 맞는 학습방법)을 사용하며, 학습결과를 스스로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이라 말한다. 특히, 자신의 학습욕구진단, 학습목표설정, 학습을 위한 인적 및 물적 자원을 파악, 적절한 학습전략의 선택 및 실행, 마지막으로 학습결과의 평가 등을 위한 일련의 활동들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혹은 받지 않고 개인이 주도권을 가지는 과정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주도학습은 단순히 혼자 공부하는 것을 뜻하기보다는 학습의 주체로서 스스로 모든 과정을 이끌어 나가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줄탁동시, 초등 자기주도 학습코칭의 핵심 원리

줄탁동시는 초등 시기의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핵심 원리를 잘 보여줍니다. 자기주도학습은 아이 혼자의 힘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주도성과 학부모의 적절한 지원이 균형 있게 맞물릴 때 비로소 온전히 실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아이의 ‘줄(啐)’: 아이 스스로 공부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궁금증을 느끼고, 스스로 답을 찾아보려 하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며 적극적으로 배움에 임하는 모습입니다.
  • 부모의 ‘탁(啄)’: 부모가 아이의 학습 과정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정답을 알려주거나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사고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학습 환경을 조성해주고, 동기를 부여하며,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역할입니다.

너무 일찍 껍질을 깨려 하거나, 너무 오랫동안 어미 닭의 도움을 기다린다면 병아리는 온전히 세상 밖으로 나오기 어렵습니다. 

너무 일찍 껍질을 깨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가 지나치게 앞서가며 학습을 강요하면, 아이는 자기주도성을 잃고 수동적인 태도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학습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스스로 배우려는 의지가 꺾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죠. 이는 조급증에서 비롯된 교육의 역효과입니다.

반대로, 너무 오랫동안 도움을 주지 않고 방임하는 경우도 문제입니다.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어려움을 호소해도 부모가 이를 간과하거나 방관하면,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고 학습에 대한 불안감이나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스스로 학습을 이끌어가는 힘을 기르지 못한 채 의존적이거나 회피적인 태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즉, 아이의 ‘줄’을 기다리며 격려하고, 아이가 힘들어할 때 적절한 ‘탁’을 통해 길을 열어주는 것, 이것이 바로 초등 자기주도 학습 코칭의 핵심 원리인 줄탁동시입니다.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독립적인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학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시의적절한 지원이야말로 자기주도학습의 토대를 만드는 열쇠입니다. 

초등 시기는 자기주도학습의 기초 역량을 형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경험은 아이가 앞으로 어떤 학습자로 성장할지를 결정짓는 기반이 됩니다. 아이의 성장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스로 학습의 방향을 설정해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줄탁동시의 지혜를 실천할 때, 아이는 진정한 의미의 자기주도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이 줄탁동시의 지혜를 바탕으로 자녀의 자기주도 학습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